70年 커피 회사 머콘, 미국에 파산 보호 신청

입력 2023-12-08 13:59   수정 2023-12-08 17:10



대형 원두(커피콩) 공급회사인 머콘이 파산보호신청을 했다. 원두 가격 변동, 금리 상승에 따른 대출 부담 증대 등 악재를 이겨내지 못했다는 평가다.

블룸버그와 로이터통신의 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머콘은 미국 뉴욕 맨해튼 파산법원에 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라 파산보호신청서를 제출했다. 챕터11은 법원의 감독으로 구조조정 절차를 진행해 회생을 모색하는 제도로, 한국의 기업회생절차와 유사하다.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머콘은 커피 재배부터 원두 무역까지 공급망 전반에 걸쳐 사업을 해 왔다. 니카라과, 베트남, 브라질 등 주요 커피 생산지에 사업체를 뒀다. 북미와 유럽에서는 스타벅스, 라바짜, 일리 등에 원두를 공급했다.

블룸버그는 “머콘은 코로나19 팬데믹 뒤 발생한 여러 사건의 희생자가 됐다”고 평가했다. 팬데믹 직후에는 세계 공급망 혼란을 겪었다. 팬데믹 이듬해인 2021년 머콘은 공급망 병목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재고를 늘리고 자금을 차입했다. 하지만 이후 원두의 과잉 공급으로 가격도 내려가면서 머콘은 손해를 보고 재고를 처분해야 했다. 또 금리가 오르면서 이자 부담이 커졌다. 머콘의 주요 사업지 중 하나인 브라질의 원두 작황은 서리, 가뭄 등 이상 기후로 저조했다. 대출자들까지 등을 돌리면서 머콘은 결국 파산보호신청을 택하게 됐다. 오스카 세비야 머콘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일 고객에게 서한을 보내 “대출자들이 머콘의 신용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운전자본(일상적인 기업 운영에 필요한 기업자본) 상황이 극도로 악화했다”고 했다.

머콘이 제출한 파산보호신청서에 따르면 회사의 부채 총액은 3억5700만 달러(약 4671억원)에 달한다. 자산 총액은 3억5900만 달러(약 4700억원)에 불과하다. 로이터는 머콘이 사업체를 운영하는 여러 국가의 은행뿐만 아니라 브라질, 중앙아메리카 및 미국의 무역 회사 등에까지 부채가 있다고 보도했다.

자국의 커피 산업에서 머콘의 비중이 큰 니카라과는 비상 상황에 빠졌다. 머콘의 자회사인 CISA 엑스포트아도라(CISA)는 이달 초 운영을 중단했다. CISA는 니카라과의 3대 커피 수출업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CISA은 니카라과 커피 생산의 30%가량을 담당하고 있으며, 현지 커피 재배 업체 8000개와 거래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머콘 파산 여파는 중앙아메리카의 농민들에게까지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니카라과 정부는 성명을 통해 “머콘의 파산은 국가 경제 상황과는 별개”라고 했다. 커피가 니카라과의 주요 수출품인 만큼, 니카라과 정부는 CISA의 사업 중단이 자국 커피 산업 전체에 파장을 미치지 않도록 조기 진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는 머콘의 최대 채권자는 네덜란드 은행인 라보뱅크이며 부채액은 2억 250만 달러(약 2649억5800만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라보뱅크와 머콘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머콘은 파산 절차를 완료하기 전까지는 보유한 재고분을 토대로 사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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